정부, 임대주택 늘린다지만.... 2030 당첨되고도 포기하는 이유는?
"당장은 좋아도 8년뒤 미래 없어"
청년들에게는 부담되는 월세
집사면 자산가치 증가하지만 임대하면 그 자리 그대로
직장인 A씨(35)는 이달 초 3.1대 1의 경쟁률을 뚫고 '고척 아이파크' 공공지원 민간임대 64㎡에 당첨 되어 기쁘지만 동시에 고민 중이다. 신축 아파트에 들어갈 수 있게 되어 기쁘지만 월세를 내게 되면 80만원에 가까운 돈이 들어가게 되기 때문이다. 보증금 2억 2700만원에 월세 51만원과 관리비 25만원을 합치면 월 주거비용이 76만원이 되는 까닭이다.
더 고민되는 것은 8년 뒤의 부동산 시장의 상황이다. "집을 산 남들은 8년 동안 집값이 최소 물가상승률만큼만 뛰어도 자산 가치가 올라갈 텐데, 난 월세만 내야 하는 게 고민된다"고 말한다.
A씨가 당청된 공공지원 민감임대 주택은 박근혜 정부때 도입한 기업형 임대주택(뉴스테이)를 상당히 손을 본 제도이다. 뉴스테이 임대료가 비싸다는 여론에 따라 공공지원 민간임대는 임대료가, 일반공급은 주변 시세 대비 90-95%, 청년·신혼부부와 고령층은 70-85% 수준으로 공급된다. 여기에다 의무임대 기간이 8년이 되고, 임대료는 매년 5%까지 상승이 가능하다. (일반전세 계약시에는 2년에 5%인데 단순 계산으로 인상폭이 두배나 높다).
이렇게 "저렴한" 공공지원 민간임대가 청년들에게 있어 무조건 환영받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고척 아이파크' 공공지원 민간임대 당첨자들의 카카오톡 단톡방을 보면 답이 나온다.
"매달 들어가는 돈이 부담돼 현재 전세로 거주하고 있는 빌라에 2년 더 거주하기로 했다"
"냉정하게 당장 빚을 져서라도 4억원대인 노원구 상계주공아파트라도 사는 게 내 집 마련 꿈에 더 가깝다"
"대안이 없어서 일단 입주를 하지만 종잣돈이 모인다면 바로 이 집을 나올 계획"
"계약금에서 200만원 정도 떼는 게 페널티의 전부여서 입주한 이들 중 8년을 다 살려고 들어간 사람은 극히 적을 것"
용산 베르디움 프렌즈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삼각지 '초역세권' 단지로 내년 2월 입주 예정인 물량으로, 임대보증금 비율( 30/50/70%)를 선택하고 그에 따라 차등적인 월세를 낸다. 이곳에서 가장 작은 평형인 19㎡ (약 5.7평) 1인용 원룸은 민간임대 기준 최소금액인 월 12만원 수준까지 낮아지기 때문에, 인근 지역의 원룸 월세 60-70만원을 고려한다면 상당히 파격적이다.
하지만 이곳의 환경은 신혼부부들이 살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당첨자 B씨는 "신혼부부에게 제공하는 49㎡(약 14.8평) 크기로는 오래 살기에 한계가 있다고 여겼다...자동차 소유자들은 입주를 못하는 것도 포기한 이유 중 하나"라며 입주를 포기한다.
하루 일과나 생활패턴이 완전히 다를 수있는 청년들과 신혼부부를 한층에 섞에 배치한 동호수 배치도를 보면 신혼부부들의 걱정과 우려는 더욱 커질 수 밖에없다.
추가적으로 이 단지는 용적률 962%로 소위 말하는 '닭장 임대주택'이다. 건물 뒤로는 지상철이, 인근에는 소규모 공장들과 고가도로가 위치한다는 점도 기피의 이유가 될 수 있겠다.
1인 가구나 청년 1인 가구들에게는 매력적일 수도 있겠지만, 일반적인 공공지원 민간임대 경쟁률은 일반 아파트 청약에 비해서도, 아니 미달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8월 창원에 공급한 'e편한세상 창원 파크센트럴'(민간임대)은 임차인 모집 청약 결과 7개 타입 모집에 5개 타입에서 청약미달로 임차인을 찾지 못했다고 한다.
다세대·연립주택 위주의 매입임대 경쟁률의 경우는 '아파트' 공공지원 민간임대랑 비교가 불가한 처참한 상황이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에서 지날달 진행한 '신혼부부 매입임대주택 I' 신규 가구 입주자 모집공고 청약 결과는 미달이다. 277가구 공급분중 276명이 청약했고, 그나마도 25개 주택형 가운데 절반 이상인 16개 주택형이 미달되었고, 금천구 시흥동에 한 임대주택의 경우에는 신청자가 단 한 명도 없었다.
이러한 시장상황에 적절하지 않은 '수퍼 공급자' 정부가 오히려 시장을 교란시키고 있어 주변 임대인들은 공실이 높아지며, 관리비에 오른 세금에 상황은 더욱 힘들어지고 있고, 정부가 말한 '살만한 집'은 오히려 가격이 너무 비싸 갈 수가 없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정부는 14평 임대주택에서 신혼부부와 아이들 두 명을 키울수 있다고 장려하고 있는 실정이다.
(논란이 된 대통령의 발언도 발언이지만 그게 아니라고 하더라도, 곧 물러날 국토부 장관과 현 LH사장이자 차기 국토부 장관이 그렇게 인식을 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게 정부의 스탠스를 나타내고 있기에 논란의 여지가 1도 없다)
변: 방이 좁긴 합니다만 애가 둘있으면 위에 한 명, 밑에 한 명, 둘이 쓸 수가 있구요. 요걸 재배치해서 책상 이렇게 놓으면... 애가 더 크면 좀...
문: 그러니까 신혼부부에 애 한명이 표준이고, 어린애 같으면 두 명도 ([수긍] 가능하겠네요)
변/김 : 네에~ 네
해당 주택들은 보증금 약 6,000만원에 월 19-23만원 수준의 임대아파트인데, 대통령 방문을 위해 주택 2채에 커튼, 소품,등 가구 구입 예산 650만원 등 4,290만원의 비용을 집행하여 보증금에 버금가는 인테리어 수리 비용을 지출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8월에 완공된 이 아파느는 매달 한 번 꼴로 벽면 곰팡이, 누수 등 부실 시공 분제로 LH와 시공사가 책임 미루기를 하는 와중에 북한식 보여주기 시찰을 위해 '억' 소리나는 예산의 지출에 국민혈세로 운영되는 LH의 방만 경영과 안일한 정부 인식을 대변해주고 있다고 볼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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