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콩회항'이 항공안전에 방해가 되는 중요한 이유

지금 여러분이 이 글을 읽고 있는 이 시간에도 수천대의 항공기는 전세계의 하늘을 나르며 어떤이에게는 업무를 위한 출장을 가능케하고, 어떤이에게는 여행의 기쁨을, 또 다른 사람에게는 몇일전 해외직구한 TV를 수송하기도 하는, 21세기 우리 생활에서 없어서는 안되는 그런 중요한 우리 일상의 한 모습입니다.

이런 비행기가 자신의 길을 안전하게 잘 찾아가며, 춥고, 덥고, 비오고, 눈내리는 날에도 무사히 이착륙 할 수 있는 것은 비행기를 탑승하는 우리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많은 이들의 수고와, 그 동안 발생했었던 사고 한건한건이 현재 항공업계에 안전을 보장하고 있습니다.

한대의 비행기가 승객과 화물을 싣고 무사히 출발부터 도착에 이르기까지 항공기 제작사의 항공엔지니어, 공장의 숙련된 노동자들, 테스트 파일럿, 항공사의 전략수립, 재무팀, 금융권의 대출, 항공기 조종실 및 객실 승무원, 항공기 정비사, 기내식 공급업체, 수많은 지상직 근로자, 해당 공항 관제사, 해당 지역 관제사, 국가별 항공청 등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자신이 맡은 업무를 정해진 철차와 규정에 따라 올바르게 처리해야 항공기의 안전은 보장이 됩니다.

이 중 단 한명의 실수가 발생된다고 해도 다른 부분에서 재차 확인과 검토를 거치기 때문에 한가지의 실수가 당장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은 매우 적습니다. 하지만 실수도 아닌 누군가의 의도된 잘못이 있고 그것이 다른 요인과 겹친다면 항공안전은면 절대 담보 될 수 없습니다.

1. 객실 승무원의 중요성

대부분의 탑승객들에게 음료와 식사를 제공하기 위해 탑승하는 것 처럼 보이지만 비상시 탑승객들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기내에 탑승하는 객실 승무원들은 규정으로도 항공기 기종과 탑승객 숫자 그리고 비행시간 등에 비례하여 탑승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생태적 환경을 가장 잘 이해하고 알고 사람들이 항공사의 임직원들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초고속 승진을 한다면 모를수도....) 그런 임직원의 한명이 자신의 기분이 상했다는 점 때문에 항공기에 탑승하고 있는 수 많은 탑승객의 안전을 담보하고 항공기에 탑승한 객실 승무원을 내리게 한 점은 상식적으로나 매뉴얼에도 금지하고 있습니다.

특별히 객실팀의 팀장격인 객실사무장을 하기시키고 태평양 횡단 노선을 15시간여 온다는 것은 무리가 아닐 수 없습니다. 올해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시계착륙을 시도하다가 추락한 아시아나 항공 214편과 같은 경우, 객실 승무원이 많은 인명을 사고이후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키고 최초 사고수습을 한 것을 생각한다면, 과연 1명의 객실팀 팀장이 없어도 되는 사람이 될 수가 있을까요?

2. 기장의 막강한 권한은 어디에.....???

한국은 아직도 여객운송사업이 서비스 업이라고만 생각한다면 그 시각을 당장 바꾸어야 할 것입니다. 2001년에 전세계가 목격한 9.11 테러와 이후 크고 작은 항공기를 표적으로 삼았던 테러 이후, 미국을 필두로 하여 전세계적으로 항공기로에서는 엄격한 보안규정을 준수하도록 강요하고 있습니다. 9.11 테러 이후 조종실 출입은 엄격히 제한 되었고 몇몇 항공사에서는 조종실내 총을 구비해둔다던지 항공보안 요원을 기내에 탑승시켜 항공보안을 유지하는데 필요사항 발생시 적절히 대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항공기가 문을 닫고 출발하는 시점부터는 필요시 기장이 승객을 구류하거나 움직이지 못하도록 할 수 있는 권한 등 또한 가질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권한을 추월하는 권한은 그 누구도 가질 수 없지만... (항공사 오너라면 다른 걸 까요?)

3. 기내난동 부려도 해프닝이다?? 그럼 다른 승객들의 안전은???

2번 사항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기내에서 항공안전에 위협을 가하는 요소들에 대해서는 (특히 미국에서는) 엄중하게 대응하며, 당연히 경찰과 같은 공권력에 인계되어 조사를 받게 되어있습니다. 라면사건을 일으키신 포스코 왕상무님과 이번에 기내폭언, 폭행, 월권, 항공기 안전을 위협했던 사건들은 사실상 엄중하게 대응해야 하는 것이 맞지만, 항공 여객운송 사업을 서비스업으로만 치부하는 한국의 환경은 나머지 승객들의 안전하게 목적지까지 갈 권리를 무시하는 처사가 아닐 수 없습니다.

4. 대한항공 환골탈태 한거 맞냐??

대한항공 역사상 가장 위기를 꼽으라면 한번도 대한항공에 몸담아 본적 없는 제가 감히 꼽아보자면 1997년 8월에 발생한 대한항공 801편 괌 추락사건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당시 조종실 내에서도 지나친 서열문화가 팽배했던 대한항공의 문화와 조종사 훈련 프로그램의 문제등을 지적받아 대한항공의 큰손 고객이였던 미국정부가 미국 공무원들의 출장시 (주한미군 포함) 대한항공 탑승 금지령이 내려지고, 항공사 동맹중 가장 영향을 많이받았던 델고항공이 코드쉐어를 끊고, 미국내 취항 노선 안전문제에 대하여 대대적으로 조사를 받았던 것과 모두들 알고있는 IMF의 도래를 통해 대한항공은 '환골탈태'를 통해 몇년뒤 다시 그 '안전성'을 입증받게 됩니다.
그 당시 워낙에 엄청난 후폭풍을 맞자 대한항공은 환골탈태를 한 것인데.... 이 사건을 보면서, 또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수많은 해프닝들을 들어보자니...... 과연 대한항공 환골탈태한거 맞는가 싶습니다.

우리 국민들이 지금은 대한항공에서 대한이라는 글자를 빼라고 까지 주장하며 엄청난 비난의 화살을 쏟아 붙지만 세월호의 충격과 같이 흐지부지 우리 기억속에서 사라져가 몇년뒤에는 해당 항공사에서 구전으로만 전해지는 흑역사가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을 해봅니다.


이런걸 보면서.....

솔찍히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 그리고 기타 저가 항공사들 털기 시작하면 털어낼 먼지들이 얼마나 많은지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을 만큼 많을 것입니다. 대한항공의 경우 정부의 엄청난 지지와 성원으로 오늘 날까지 대한민국 항공사에 획을 그을만큼 많은 것을 이루어 낸 회사입니다. 한때는 프랑스와 외교적인 측면에서 돌파구를 뚫기도 했고, 항공시장 불모지인 대한민국에서 이제는 외국 항공사 항공기 정비, 기내식 제조, 항공기 부품 수출, 군항공 시장에서도 기여를 하는 없어서는 안되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국토부에 대한항공 출신 전문가가 많을 수 밖에 없습니다. 아시아나랑 나름 경쟁(?)하는 사이지만 아시아나 입장에서도 대한항공이라는 선구자가 없었다면 혼자 돌파하기는 어려운 점들도 꽤 있었다고 생각됩니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은 모기업과 스스로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고, 대한항공 역시 회사 핵심 인물이 스스로 엄청난 파장의 해프닝을 일으킨 덕에 회복하기 어려운 안전 이미지 실추와 임직원들의 원성을 높이 사고 있습니다.

정말 항공사업이란 정말 외교, 정치, 금융, 세계경제 등 많은 민감한 부분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매우 어려운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처럼 국내 항공수요가 전무한 국가에서 세계적으로 내세울 만한 국적항공사가 두곳이나 있다는 것은 자랑스러운 일입니다. 하지만 민감한 사업 분야인 만큼 한국적인 위계질서적인정서와 오너가 제왕인 정서를 버리지 않는다면, 다른 업종과 마찬가지로 다른 나라에 다 빼앗겨 버릴 풍전등화와 같은 분야입니다.

제발 그런 불행한 일이 일어나지 않고, 이런 넌센스 같은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며, 재벌 3,4세들의 말도 안되는 엽기적인 행동들이 더이상 일어나지 않는 세상을 한번 그려봅니다.